해커톤이란
해커톤은 IT업계의 대표적인 대회이자 대외활동이다.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기획부터 디자이너, 개발자 등 다양한 직무를 가진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통된 목표를 갖고 하나의 서비스, 산출물을 만드는 개발 대회다. 사실 ‘해커톤’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과 근사함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해커톤의 또 다른 이름은 ‘핵고통’이다. 멀리서 보면 열정 가득한 사람들이 모여 프로페셔널하게 협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밤샘 작업의 연속이다.
출발선에 서는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해커톤은 늘어나고, 지원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올해 3월 초에 진행된 OpenAI 해커톤만 해도 예선에 총 3295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밤샘에서 오는 피로와 고통을 감수하면서 해커톤을 참여하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해커톤이라는 마라톤 출발선 앞에 선 사람들은 크게 네 가지 부류로 나눠서 볼 수 있다.
초보 프디의 해커톤 도전기
이와 같이 사람들은 다양한 목적을 갖고 해커톤을 참여하지만, 이번 연재 글의 주인공은 취업이라는 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뛰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해커톤이 처음인 프로덕트 디자이너이다. 사실 나의 이야기다.
편집디자인 출신이었던 나는 프로덕트디자이너로 포트폴리오를 새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벽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협업 경험과 출시 경험이었다. 리뉴얼 프로젝트, 구축 프로젝트도 물론 필요하지만, 실제로 프로덕트를 개발 및 출시까지 이끌어낸 경험은 없었기 때문에 불안했다. 레드오션인 취업시장에 신입이라기엔 나이가 많았기에 마냥 신입처럼 보일 수 없었다. 그리고 당시 취업시장의 키워드는 ‘즉시 전력감’이었다. (지금도 유효하다.) 그래서 짧은 시간 내에 협업 경험과 출시 경험을 동시에 쌓을 수 있는 사이드프로젝트, 해커톤을 찾아 나섰다.
IT 동아리 vs 해커톤
처음에 같이 스터디하던 스터디원들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 돌아온 답변은 디프만(Depromeet), 디앤디(DnD), 얍(Yapp)과 같은 IT 동아리에 가까웠다. 그러나 IT 연합 동아리는 대부분 6주에서 8주. 운영 기간이 긴 편이다. 그만큼 기획도 디자인도 탄탄한 서비스가 나오겠지만, 나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패스.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운영 기간이 길면 1주, 짧으면 2일인 해커톤이었다. 해커톤은 대부분 기업이나 기관이 주최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목적성이 뚜렷한데, 신기술 홍보,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접점 만들기, 잠재적 채용 후보 발굴 등 주최 측의 의도가 행사 전반에 깔려 있다. 하지만 마라톤 대회가 아무 때나 열리지 않듯, 해커톤도 상시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최 측의 일정에 맞춰 공고가 올라오고, 때로는 몇 달을 기다려야 원하는 해커톤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관심 있는 해커톤을 발견했다면 놓치지 않고 바로 신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포텐데이 x 네이버 클라우드
그렇게 또 다시 절망감에 빠져들 때,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온 것이 바로 ‘비사이드 포텐데이’ 해커톤이다. AI 포텐데이는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하는 AI 서비스 개발 해커톤이다. 단순히 아이디어를 겨루는 자리가 아니라, 네이버의 AI 개발 도구인 CLOVA Studio를 직접 활용해 실제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들어보는 것이 핵심이다. 비사이드 해커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하루나 이틀은 개발 기간이 너무 짧아 퀄리티 보장이 어려우며, 아이디어 공모전에 가깝다. 반면 IT 동아리는 8주 정도 소요되며 취준생에게는 살짝 부담이 된다. 10일이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기간이 오히려 불태우기엔 좋은 것 같다.
일년에 한번 운영되는 것이 아닌, 상/하반기 분기별로 운영된다. 취준생이라면 미리 취업 로드맵을 짜고, 그 안에 해커톤 일정을 넣는 것이 좋다. 모집이 시작되기 전 알림받기를 신청해두자.
AI 역량이 중요해진만큼,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만든 경험이 나를 빛내어 줄 것이다. CLOVA Studio, CKOVA OCR등을 활용해 AI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 해커톤의 핵심 과제이며, 수상하게 될 경우 ‘네이버’가 나의 포트폴리오에 힘이 되어준다.
종종 올콘에 올라오는 해커톤을 보면 참여조건 자체가 팀 구성인 경우가 있다. 개인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 그러나 비사이드는 무조건 개인으로 신청하고, 그 안에서 팀을 구성하는 건 자율적으로 진행된다.
유명한 IT 동아리는 지원하고 합격/불합격 통보를 받게되는데, 경력이 없는 초보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도전하기엔 허들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비사이드는 소정의 참가비만 지불하면 참여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리고 그렇게 완성된 프로덕트 퀄리티도 나쁘지 않았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완주 의지다
아무리 좋은 페이스메이커를 만나도, 아무리 좋은 코스를 달려도, 결승선을 향해 뛰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출발선에 서지 않는 것이 낫다.
이 해커톤에서 나는 취업이라는 메달을 목에 걸고 나가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10일이라는 짧은 개발 기간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밤을 새우고 불태워야 비로소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 결국 해커톤의 디폴트는 밤샘이다. 그게 싫다면, 솔직히 말해 맞지 않는 레이스다.
그럼에도 도전할 이유는 충분하다.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부터 실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까지, 기획-디자인-개발의 한 사이클을 단 열흘 안에 돌아볼 수 있는 경험은 흔치 않다. 완주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레이스다.
자, 이제 출발선에 설 준비가 됐는가?




